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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intech

‘가상현실’에서 가치 이동 난제, 블록체인으로 푼다


재밌네요
갈수록 영화가 현실이 돼가는 세상입니다
아래는 한국경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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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에서 가치 이동 난제, 블록체인으로 푼다
재테크 제 1250호 (2019년 11월 13일)
[비트코인 A to Z]
-더샌드박스·크립토키티 등에서 ‘재화의 소유권’ 증명 위해 블록체인 활용 개시


(사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한 장면.

[우동연 해시드 심사역] 가상현실(VR) 기술이 보편화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사람들은 현실의 한계에서 벗어나 가상의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VR을 통해 해외에 사는 친구와 쉽게 만나 대화하고 평소 가 보지 못했던 여행지를 손쉽게 방문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부상에 대한 걱정 없이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기고 진귀한 음식을 맛보고 심지어 현실의 업무를 가상의 공간에서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공간의 제약과 재화의 한계 때문에 이루지 못했던 많은 일이 가상의 세계에서는 자유롭게 행해질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점점 더 많은 가치가 VR로 이동하게 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다.


◆블록체인이 VR의 법칙을 규정할 것

VR이라는 주제는 공상과학에서도 심심치 않게 다뤄지곤 한다. 여러 문학 작품과 영화에서는 현실과 거의 차이를 느끼기 힘든 VR 기술이 상용화된 먼 미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디스토피아 세계의 사람들이 현실이라고 인식하며 실제로는 VR에서 살아간다. 소설 원작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사람들이 VR 게임을 즐기며 VR의 이해관계와 현실의 사건이 겹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아직은 현실과 유사한 경험을 줄 수 있는 VR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실에 가까운 시각적인 경험을 위해서는 사람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그 방향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해 거의 지연 시간 없이 실시간으로 고해상도의 렌더링된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몸의 자세와 걸음걸이·손동작 등은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VR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하고 가상에서의 물건을 만지는 촉감과 온도 또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입출력 장치뿐만 아니라 모델링과 콘텐츠 개발도 필수적이다.

3D 환경의 VR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3D 오브젝트 모델링이 필요하고 현실에 가까운 경험을 추구할수록 난이도가 급격히 복잡해진다. 완전한 가상 오브젝트를 모델링하는 방식과 함께 현실의 물건들을 스캔해 주는 방식이 병행될 것이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보자. VR을 위한 입출력 장치, 모델링, 네트워크 기술 등이 충분히 상용화된다면 누구나 쉽게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자신만을 위한 환경을 꾸밀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서버의 VR이 아닌 곳에서도 누구나 각자 원하는 가상의 물건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될까. 혹은 서버 운영자가 지정한 범주 내에서만 허용될까. 서로 다른 서버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나 재화가 상호작용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상호 간의 규율 또는 법칙을 규정할까. VR에서 존재하는 재화의 존재성은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까.

공간적·물리적 제약에서 벗어난 VR을 이야기하며 ‘재화의 존재성’, ‘규율과 법칙’을 다루는 것은 일견 불필요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의 가치가 VR로 이동될수록 현실의 재화와 가상 재화의 경계는 점차 무뎌질 것이고 VR이 진정한 대안 현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블록체인’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미 블록체인에서는 NFT(Non-Fungble Token)라는 개념을 이용해 가상 자산(Virtual Asset)에 대한 소유권을 규정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은 게임 아이템을 NFT의 형태로 구현해 유저들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고 있고 현실의 부동산·증권·재화 등을 NFT의 형태로 블록체인상에서 거래하고 관리하기 위한 시도들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사진) 게임 더샌드박스의 ‘월드 맵’.

◆규제 마련되면 현실에서도 곧 활용될 듯

가상 자산에 대한 소유권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적용되는 규칙 또한 스마트 콘트랙트를 활용해 정의될 수 있다. 특정 NFT가 어떤 사람들과만 거래할 수 있는지, 거래가 성사 될 때마다 어느 정도의 수수료 혹은 세금이 자동으로 부과되는지, 어떤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거래가 허용되는지, 서로 다른 게임 아이템을 조합했을 때 어떤 특성을 갖게 되는지 등 블록체인에서의 거의 모든 종류의 규칙을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규정할 수 있다.

법률 규제로 제약 사항이 많은 NFT는 규제를 스마트 콘트랙트상에서 원천적으로 규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해진 규제 내에서의 사용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자산 NFT는 단순히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을 떠나 NFT가 사용되는 방식이나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법칙을 프로그래밍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NFT 형태의 가상 자산을 다루고 있다. 더샌드박스는 자체 에디터를 사용해 가상 자산을 모델링한 후 블록체인에서 NFT로 소유권을 발행한다. 제작자는 NFT를 발행할 때 해당 자산의 희소성을 결정할 수 있고 이후 더샌드박스 기반의 게임에서 이 NFT들이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더샌드박스 기반의 게임을 운영할 수 있는 일정 크기의 공간도 NFT로 소유권을 주고받을 수 있다.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가상 고양이의 NFT를 이용해 소유권뿐만 아니라 특성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고양이의 색상, 무늬, 눈 모양과 같은 특성 정보는 각각의 NFT에 내재된 문자열을 통해 결정되며 서로 다른 두 고양이를 교배시킬 때 정해진 법칙에 따라 각각의 특성이 유전된다. 심지어 특정 조건 아래에서는 돌연변이 특성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 모든 알고리즘은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관리된다.

현실의 재화를 블록체인에서 다룰 수 있는 규제 환경이 마련된 이후에는 토큰화된 방식으로 현실 자산을 관리할 것이다. 블록체인에서의 자산 거래는 중개자를 배제하고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 같은 블록체인 위에서 동작하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나 탈중앙화 금융과도 손쉽게 연동될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확장성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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